넷플릭스 영화 리뷰 – ‘살인의 추억’

1986년 경기도.젊은 여성이 무참히 강간 살해된 시체로 발견되다.2개월 후 비슷한 수법의 강간 살인 사건이 잇따르자 사건은 세상의 주목을 끌기 시작하고 일대는 연속 살인이라는 낯선 범죄의 공포에 휩싸인다.사건 발생 지역에 특별 수사 본부가 설치되어 수사 본부는 구·히봉 반장(변·히봉)을 필두로 현지 태생의 형사 박·두만(송·강호)와 조·영구(김·레(), 그리고 서울 시경에서 지원하고 온 서울·태윤(김·상교은)이 배치된다.육감으로 대표되는 박·두만은 동네 불량배들들을 나무라고 자백을 강요하고 서울·테융은 사건 서류를 꼼꼼히 검토하면서 사건의 실마리를 찾지만 스타일이 다른 두 사람은 처음부터 치열한 신경전을 벌인다.혐의자가 검거된 사건의 끝이 보일 것 같았지만 언론이 모인 현장 검증에서 씨가 범행 사실을 부인하는 현장은 수라장이 되고 구 반장은 파면된다.수사진이 아연실색하게 범인은 자신의 흔적을 남기지 않다.살해하거나 묶기까지 할 때도 모두 피해자가 착용하거나 사용하는 물품을 이용한다.심지어 강간 죽음의 경우 대부분 살해된 사람의 몸에 떨어지고 있는 범인의 음모조차 단 한개도 발견되지 않는다.후임에게 신·동철 반장(송·지에호)이 부임하면서 수사는 활기를 띤다.박·두만은 현장에 털 한개 남기지 않다는 점에 착안, 근처의 절과 목욕탕을 찾으면서 무모증의 사람을 찾아내는 사건 파일을 검토하고 온 서울·테융는 비 오는 날, 빨간 옷을 입은 여자가 범행 대상이라는 공통점을 밝힌다.선제 공격에 나온 형사들은 비의 밤, 여경에 빨간 옷을 입히고 함정 수사를 실시한다.그러나 다음날 아침 돌아오는 것은 또 다른 여성의 심한 시신.사건은 해결의 실마리를 다시 숨기고 냄비처럼 들끓는 언론은 일선 형사들의 무능을 지적하고 형사들을 더 강박증에 몰아넣는데.

폰·주노 감독의 영화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고 해놓고 왜 이틀 연속으로 검토하고 있는지 모르지만···영화를 봐서 리뷰를 써야 하잖아… 그렇긴;w…이에 나이 이전”마더”리뷰문에서 썼듯이 이 영화도 엑스트라 여자 123캐릭터를 도구처럼 사용한다는 불쾌감을 지울 수 없다.성 범죄를 다룬 범죄물의 장르적 특성상 불가피할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불쾌한 것은 마찬가지다.사건 현장을 너무 노골적으로 보여서 마치 감독이 피해자의 신체를 전시하는 것처럼 느껴질 정도다.

영화 초반에 마지막 그 유명한 대사, ‘그냥 평범해요’와 수미의 상관관계를 이루는 듯한 장면이 있다. 개인적으로 처음 봤을 때는 이미 결말 대사까지 스포가 됐기 때문에 이 장면이 훨씬 인상적이었다. 용의자들의 사진을 일일이 오려 붙인 노트를 보면서 자신의 눈은 속여야 범인을 감으로 잡을 수 있다는 박두만의 모습에 기가 막혀 절로 쓴웃음이 나왔다. wwww… 그 시절 주먹구구식 수사법을 풍자하는 장면이 이 외에도 영화 전체에 산재해 있다.

아무튼 이 때 구 반장이 다른 쪽에서 나란히 앉아 사건 경위서를 쓰고 있는 두 남자를 가리키는데 두 사람의 인상+얼굴이 너무 닮아서 웃음이 나왔다.이것도 사실은 감독이 굳이 비슷한 배우를 섭외하고 관객에게 “범죄자는 얼굴에 나 범죄자예요~”라고 써서 붙이고 걷지 않다고 말해서가 아닐까?그리고 구 반장이 누가 성폭행범으로 누가 피해자의 형인지 박·두만에 찾아가지만, 여기에 박·두만은 멍한 표정으로 대답할 수 없다.그런데 처음부터 피해자의 형과 성폭행범을 사이좋게(?)같이 앉히고 경위서를 작성하는 경찰서의 풍경 그 자체가 기괴하지 않나!!!그리고 너무도 유명한 마지막 장면 역시 감독이 관객에게 정말 전하고 싶어 하는 점이다.진짜 범인은 범인 같지 않고 그저 평범한 사람이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이것이 핵심이 아닌가… 그렇긴

솔직히 처음 봤을 때는 정말 무서워서 죽을 뻔했어. 얼마 전 리뷰를 썼던 다른 영화들처럼 이 영화도 과거에 줄거리+결말까지 어느 정도 알고 봤는데 소름이 돋았다. TV에서 (OCN이었을 것이다) 방영해 준 것을 봤는데 보는 내내 너무 거슬리고 무섭고 불쾌하면서도 계속 보게 되는 영화였다.

무엇보다 영화 전체에 깔린 어두운 분위기와 고문 수사 등 폭력적인 장면 때문에 보는 내내 주눅이 들고 무엇인가에 짓눌리는 느낌이 들었다. 계속 긴장해서 미리 겁을 먹고 보게 되고, 보면 볼수록 영화의 음습한 분위기에 젖어 저절로 기분이 암울해졌다. 여성 대상 성범죄를, 그것도 실제 일어난 사건을 다룬 내용이어서 남의 일이 아닌 것처럼 느껴져 더 무서웠을 수도 있다.

영화 제목이 ‘살인의 추억’이고 장르도 언뜻 보면 범죄수사물+스릴러인데, 영화가 정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부분은 과연 범인은 누구일까? 아니라 민주주의가 불완전했던 군사정권 시절의 암울한 사회상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작중 형사들의 수사방법이 너무 난폭+주먹구구+폭력으로 거짓 자백을 받아내기 때문에 범죄수사물이라고 부르기도 애매하다.

이를 노골적으로 풍자해 보이는 인물 중 한 명이 박두만을 형으로 대한다;; 조영구 형사인데도 항상 확정되지도 않은 용의자에게 폭력을 행사한다. 아니, 아예 소문만 듣고 물증도 없이 백광호를 잡아 수사하는 것부터가 고작 미개한 세계관(?)이다.한국이 그때에 비하면 정말 많이 발전했구나 라는 생각에 헛웃음이 나…

박두만도 어떻게 보면 굉장히 야비하고 조영구 형사 못지않게 붙임성이 좋은 인물이다. 조영구처럼 백광호를 당당하게 때리지는 않지만 자백을 받기 위해 증거를 조작하거나 조영구의 신발에 덧신을 씌워 때린 흔적이 남지 않도록 하는 장면에서 불쾌감이 느껴졌다.처음 볼 때는 김상경 배우가 연기한 서태윤 형사가 유일하게 정상적인 인물이라고 생각했다. 형사들 중에 제대로 수사를 하는 인간이 거의 없으니까 그래도 정상적인 캐릭터처럼 보여…(웃음) 근데 엉뚱한데 김상경 배우를 보고 ‘미남이구나~’라고 쓸데없는 생각을 했다. 겁먹으면서 영화 보다가 그런 생각을 하다니ㅋㅋㅋㅋㅋㅋ…후덕한 모습의 송강호와 비교가 되어서일까?영화 전체에서 뭔가 음습하고 축축한 냄새가 나는 것 같아.;; 어쨌든 전반적으로 굉장히 암울한 분위기의 영화라고 느껴졌고, 중간에 블랙 유머에 들어간 장면에서도 쉽게 편하게 웃을 수가 없었다. 재밌지만 웃을 수 없어… 두 번째 봤을 때는 무서움에 조금 익숙해져서 그런지 중간에 실소가 몇 번 일어난 적은 있다. 특히, 송강호가 사건 현장에서 범인의 음모가 단 한 번도 발견되지 않았다며 처음부터 무모한 놈이라는 말을 진지하게 하는 장면에서 쓴웃음이 터져나왔다… 그리고 수사를 하기 위해 목욕탕에 가서 벗은 남자들을 하나하나 쳐다보는 장면이 킬링 포인트다위에서 소름끼치는 무섭다고 여러 번 말했지만, 영화에서 가장 무서웠던 장면은 따로 있어… 공장 노동자인 남편을 데리러 간 아내가 범인이 빨간 옷을 입은 여자만 범죄 대상으로 삼는다는 소문 때문인지 입으려다 잠시 멈춰 서서 다른 옷을 골라 입는 장면이 있다.어쨌든 이 여성은 남편을 데리러 홀로 ‘아무도 없다+비까지 온다+음산한 분위기가 감도는 논길’을 부르며 걷고 있다. 그 순간 노랫소리 사이로 수상한 휘파람 소리가 들려오고, 뭔가 이상한 낌새를 느낀 여자는 잠시 불안해하며 미친 듯이 달려 도망친다…;;이때 손전등으로 얼굴이 가려진 범인이 논에서 뛰쳐나와 화면이 꺼진 것처럼 캄캄해지고, 여자의 비명만 들리는 연출은 정말……’무섭다’는 말로는 표현할 수 없을 정도다. 진심으로 보면서 온몸에 오한이 났어. 그리고 사실상 이 장면으로 인해 형사들이 추정한 범인의 범죄 패턴은 무너지게 되고, 이는 보는 이를 허탈하게 만들기까지 한다.이 외에도 서태윤 형사를 각성시키는 여고생 살인 사건은 그저 무력한 기분을 들게 했다. 뭔가 조연 여성 캐릭터를 남성 주연 각성용으로 쓴다고 느껴져서 기분이 나빴지만 동시에 비참하고 슬픈 장면이었다. 특히 자신이 붙여준 밴드를 여고생의 시체에서 떼어내고 옷을 내려 피부를 가리는 장면이 그랬다.권귀옥의 캐릭터는 어디까지나 조연이지만 그때의 시대상을 반영하는 여성 인물로 느껴졌다. 영화 속에서 주연들이 권귀옥을 어떻게 대하는지 보여주는 장면이 씁쓸함을 느끼게 했다. 박두만이나 조영구 같은 단순 무식한 형사들보다 더 신빙성 있는 방식으로 용의자를 찾아내는데, 그저 여자라는 이유로 커피 내리는 심부름만 하는 장면에서 내가 다 화가 났어…ㅋ 그리고 남자 경찰이 권귀옥에게 빨간 옷을 입고 허술한 미끼 수사를 하게 하는 장면에서도 박두만과 조영구 형사가 차를 타고 뒤따라가며 음담패설을 쏟아내지만, 솔직히 보기에 불쾌했다.평소 스릴러로 묘사되는 살인마 클리셰? 같은 생각을 하면 박형규가 범인과 가장 가까운 인물이 아닐까 싶다. 경찰에서 놀고 있는 듯한 속마음을 알 수 없는 태도와 표정, 우울한 편지라는 노래의 리퀘스트 날짜, 부드러운 손길 등… 솔직히 백광호와 조병순은 범인과는 거리가 먼 캐릭터지만 붙잡아 고문하고 억지로 자백을 강요하는 장면은 절로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조병순이야, 사건 현장에서 자신을 위로하고 의심이 간다고 해도 무엇보다 누가 봐도 범인이 아닌 백광호는 불쌍해 보일 정도였다. 나중에 백광호가 목격자였음을 알게 된 형사들이 뒷북을 치러 왔을 때 도망치려다 기차에 치여 죽는 장면에서는 그저 멍해졌다. 내가 뭘 봤을까? 이러면서……범죄수사물 포스터가 아니라 공포영화 포스터 같다;; 용의자, 경찰, 조연 피해자 역할까지 다 같이 찍은 사진이라 신기하기도 하고……어쨌든 이후 조영구 형사가 파상풍으로 다리를 자르는 장면도 그렇고, 가면 갈수록 음산하고 음습한 것을 넘어 기분을 우울하게 만드는 영화였다. 보니, 나는 몹시 우울한 것 같은 기분이 든다.이상, 영화 「살인의 추억」의 리뷰를 마친다.